해커들이여,

해커들이여,
견고한 강령과 함께 영원하라!

	한 경훈(지승 미디어 대표) 이제 해커(hacker)라는 낱말은 그렇게 먼나라의 얘기와 같이 소원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해커라는 낱말을 말할 때면 미국이라는 곳의 MIT, 카네기 멜런대, 스텐포드대 등의 컴퓨터 천재('60대의 원로 해커)들을 연상하거나 정보 산업의 첨단군을 형성하고 있는 나라들의 컴퓨터 전문 가들을 연상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막연한 연상에서 어느날 하나의 범법자라는 의미로 어의가 전이되어 우리 곁에 다가선 것도 아마 매스컴의 영향도 한목 했던 것같다. 즉, 대중 매체는 어느 컴퓨터 통신망을 침투하여 국가 기밀 정보를 빼내 적성국에 팔았다느니, 금융 전상망을 침투하여 어떤 계좌를 갈취했다는니 하는 사람들을 해커라 칭했던 것이다.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의미가 비록 통신망의 접속을 하지 않았더라도 컴퓨터가 창출한 가상 현실 환경을 뜻하였던 것이 세계적인 통신망인 인터넷의 출현으로 여과의 과정을 거 쳐 인터넷과 동의어로 해석되고 있듯이, 해커도 그 긍정적인 역할과 기여는 간과한 채 하나의 범범자 내지는 그 집단으로 치부해버린다면 정보 사회를 일구어가야 하는 우리들의 마음자세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 도 그것이 결정적으로 중요성을 띠는 사소한 것이라면 결코 사소하거나 하찮은 것이 아닐 수 있다. 몰론 해킹(hacking) 이라던가 해커라는 주제를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닐지라도 현 재와 같은 테크놀로지와 정보화의 한 하부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였왔던 개척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해커와 관련해서 명시적으로 그 문화와 역사를 윤리적 차원에서 기술한 스티븐 레비의 "해커스(hackers)"와 이들을 범법자나 사회의 암적 존재로 묘사한 브르스 스털링의 "해커와의 전쟁(The hacker crackdown)"으로 개략적이나 그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레비에 따르면 구시대('60)의 해커 들은 하나의 행동 강령 혹은 해커 윤리가 있었다. 그 첫째로 컴퓨터에의 접근은 절대적으로 무제한적이 여야 한다. 둘 째로, 모든 정보는 공짜여야 한다. 셋째로, 권력을 믿지 않는다(탈 집중화 촉진). 넷째로 해커는 오로지 해킹에 의해서 만 판정받는다. 다섯째로 컴퓨터로 미와 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 여섯째로 컴퓨터는 삶은 더욱 윤택하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해커 윤리는 오늘날과 같은 반해커 사 회에서는 그리 달가운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허가 없이 장비를 사용하고, 폰 프리킹(phone phreaking)을 하고, 허 가없이 장비를 수정하고, 암호화된 시스템을 침입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을 그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 해커들은 파괴만을 일삼는 무정부주의자나 테러리 스트들만은 아니다. 빌 렌드리스의 "Out of the inner cicle"에서 또 하나의 해커 윤리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쉽게 복구할 수 없는 정보는 절대로 지우지 않는다. 둘째로, 침투한 컴퓨터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셋째로, 자신의 정보만을 입수하도록 노력한다. 컴퓨터 혁명-대중화-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들 원로 해커들의 "개방성", "이상주의", "컴퓨터의 자유로운 접 근", "정보의 자유에 대한 이념"은 오히려 퇴색되어 가고 있다. 어째서인가? 오늘날 해커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지난 날의 해커에게서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창조를 위한 해킹이 파괴와 부정 전 취로, 컴퓨터 제어에 대한 사랑이 이제는 컴퓨터가 자신들에게 부여하는 권력에 대한 사랑으로, 항상 기술을 개선하고 간단하게 하였던 것이 부당 이용 및 조작의 모습으로, 진실과 아름다움을 위한 행위가 이익과 지위 획득을 위한 해크(hack)로, 공동체적으로 견밀히 밀착하여 자신들의 새로운 해크와 발견한 것들의 공유에서 일종의 과대 망상적이고, 격리되어 있고, 밀교적이기 까지한 모습으로 변했으며 그 호칭에서도 컴퓨터 마법사(computer wizard)에서 컴퓨터 테러리스트(terrorist)로 변하고 있다. 오히려 문화의 창조 자들이 문화의 파괴자가 된셈이다. 요사이 식자들은 이들을 해커와는 구분하여 "크래커 (cracker)", "컴퓨터 범죄자", "파괴자(vandals)", "이단자 (miscreant)"등으로 부르자고 한다. 타당성 있는 주장이라 고 생각하지만 이는 우리 현실에게 도도하게 횡행하고 있는 문화 및 세대간의 단절적인 행태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해커의 모 습은 이해와 설명의 편의를 도모하는 관점에서 분류가능하겠지만 어떻게 변하던 그 명칭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공동의 자산이라고 여겼던 테크놀로지가 이제는 개인적인 테크놀로지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 자의 모습에서 우리의 현실 모습을 보는 듯하다. 컴퓨터 통신망의 세계는 다문화적이고 인종 차별이 없는 곳이고, 컴퓨터는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도구이기 도 하지만 자유와 자율성을 파괴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컴퓨터에 대한 통제는 자기 방어적이여야지 권력에 굶주려 이루어지는 것이 여서는 안될 것이다. 사실 우리의 현실은 탐구적이며, 반권위적이고, 실험적 충동에서 해킹을 즐겼던 60년대와 같은 해커들이 드물다. 즉, 해커들의 위상은 그들이 사는 사회 경제적인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진정 한 해커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존재하지도 않다. 진정으로 해킹(hacking)을 "독창적인 연구의 재능을 적절히 응용하는 것이며 창조적이고 실질적인 익살"이라고 정의하고 이를 위해 실천한다면 개인의 영달을 위해 해킹과 반사 회적인 해커들의 존재 의의는 사라질 것이다. 신경망과 같이 얽혀있는 사이버스페이스 공간에서 컴퓨터 범죄는 지속될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해커들은 변하지 않는다. 단지 사회가 변하고 사회를 선도하고 지도하는 철학과 도덕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비록 정 의상의 관점이기는 하지만 해커들은 컴퓨터에 대한 자유로 운 접근과 정보의 자유에 대한 가치를 믿는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러한 원리를 믿지 않는다면 아무리 기술적으로 능력 있는 사람이라 해도 절대 해커가 될 수 없을 것이며 이 탐 욕스러운 사회의 단순한 도구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문제의 시각을 해커들 흠집내기에 급급하지 말고 해 커 윤리의 강화와 전지전능한 돈에 대한 갈망과 탐욕에 의거하지 않는 행위 법전을 통해서, 컴퓨터와 정보에 자유로운 접근을 통한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성숙을 통해서 우리의 위상을 바라보는 것이 더욱 인간적이지 않을까 생각한 다. 한 경훈